박소란
소녀
한쪽 눈알을 잃어버리고도 벙긋
웃는 입 모양을 한 인형
다행이다
인형이라서
오늘도 말없이 견디고 있다
소녀의 잔잔한 가슴팍에 안겨서
소녀는 울음을 쏟지 않고
아픈 자국을 보고도 놀라지 않지
슬픔은 유치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것
갈색과 녹색처럼 헷갈리기 쉬운 것
스케치북 속 흐드러진 풍경은 갈색
철 지난 이불에 파묻혀 앓는 엄마의 얼굴은 녹색 짙은 녹색
아무도 놀러 오지 않는 방
고장난 인형이 캄캄 뒤척이다 잠든 방은
어여쁜 분홍색,
좁다란 창에 묶여 휘늘어진 어둠의 리본처럼
혼자서 가만히 색칠하는 소녀
다행이다
소녀라서 이대로 잠시
빨갛게 웃을수 있어서
* * *
오늘 국회 청문회...세월호에 대해 밝혀져야 할 내용 네티즌이 댓글로 올린 부분입니다.
1. 단원고와 계약된 선박은 오하마나호 참사 하루전 세월호로 바뀐 이유를 질의 바랍니다.
2. 인천항 짙은 밤안개 속에서 출항 예정이었던 10척 중 왜 세월호만 출항 했는지 질의 바랍니다.
3. 참사 당일 인근의 미군 리처드함의 구조 지원을 거부하고 해군참모총장의 통영함(구조함) 출동 지시를
두번이나 묵살한 자가 누구인지 질의 바랍니다.
4. 지난주 그것이 알고싶다에 방송된 세월호 인양 업체 상하이샐비지,오션씨앤아이 ...화물칸의 비밀...
두 업체를 국정조사에 포함 시킨 후 특검으로 넘겨 계약내용과 작업세부 내용을 압수수색 해야 합니다.
5. 왜 ? 섬을 그리도 가까이에 부딪칠듯 항해한 이유는 ?
왜 ? 해저 지형 탐사기(닻을 내릴때 사용하는 기기) 를 계속 켜고 항해했는지 ?
항해 기록에 L 자 의미
왜 ? 해저지형도를 그대로 따라서 고속항해를 ?
6. 침몰해 움직이지 않는 세월호 아닌, 또 달리 움직이는 세월호 표시는 ?
의혹이나 유언비어는 사건이나 상황이 투명하지 않을 때, '진실'을 은폐하고 가리려고 할 때
확산되는 속성이 있습니다.
이미 일어 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한점 의혹없이 밝혀야 희생자들의 원혼이나마 달랠수 있고
유가족들 역시 억하심정을 조금이나마 덜고 남은 생을 살아 나갈 수가 있습니다.
정부 또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예방 정책에 힘쓸 것이며
국민들 또한 '세월호'로 인한 상처를 어느정도 다독이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샣활을 할수 있을 것이기에
한점 의혹없이 납득 갈만한 청문회가 되어야 할텐데...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할 사람들은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을테죠.
하지만 밝혀지는 시기가 언제이냐의 문제이지 이 세상에 비밀이란 있기가 어려울텐데
해당 당사자들만 알수 있는 경우,
그 당사자가 죽기전에 밝히지 않으면 무덤까지 가져가는 비밀도 있긴 할거에요.
혹 그 당시는 불가피하게 어쩔수 없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밝혀 줬으면
이 시대를 관통한 엄청난 사건의 의혹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미심쩍은 부분들이 만 천하에 드러나
다시는 그런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게 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속죄이자 사명일 것 같은데
당사자들도 저 같이 생각 할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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