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사랑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가 우는 것이다
박남수
오수(午睡)
화면에 무지른 짙푸른 색깔에
묻혀
깔먹는 산가(山家)
바다속의 숨가쁜 더위가
오수에 조을고 있다
따거운 볕밭은 반사하는
태양의 거울
나무 가지에 걸린
바람의 손은 나뭇잎을 흔들었다
흔들리는 푸름에서 깨어난
매미가 지잉지잉 울었다
어디선가 수잠을 깬 암매미도
매애앰 하품을 하고 있었다
- 익어가는 충만의 시간은
낮잠과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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