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뎅그레 이전,
휑뎅그레, 이전
새 집 지어 /이사 할 적/
밤 새 가슴 두근대며/ 설레었을 젊은 부부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 / 키 만한 가방 메고 학교 가는 풍경
해가 뜨고, 해가 지고 /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가 오고 가길 여러 성상(星霜)
투닥투닥 부부의 일상과 /
옹기종기 아이들의 성장이 버무려지며/
일가족의 안락함이 머물던 곳
아파트 붐 따라 /
이미 가족들은 떠나고 / 오래 방치되어 왔지만
도시 한 가운데서/ 견딜만큼 견뎠으니
서글퍼 할 일도 /
을씨년스러울 것도 없는 / 세우고 헐리는 집의 수명
조만간 헐어지면/ 이제 다시 새 집
헌 것은 익숙해서 편하고/
새 것이 마련될 기대와 설레임
유예시켜 기다리는 시간의 행복이 배가되는
이짝 저짝 맘쓰기 나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