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선
봄날
얼음장 밑으로
시냇물이 실뱀처럼 스르르
몸을 푼다
버들강아지
금빛 은빛 햇살 모아
보송보송 하얀 솜털 고른다
새싹이
목 길게 빼고 두리번두리번
늘어나는 가족 얼굴 익힌다
대문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개나리 으스스 추운지
햇볕 치맛자락을 끌어다 덮는다
(조미선· 시인, 경남 진주 출생)
봄에는 나
봄에는 나
어린 찻물 마시지 않으리
가녀린 숨결 파아란 피멍울들
아름드리 차나무 잉태할까봐
봄에는 나
달콤한 꽃술 마시지 않으리
미친 봄 불길 발끝까지 번져
맨발로 그대 곁에 달려갈까봐
- 어느 국어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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