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 유경환
나무들은 옮겨 다니지 못해도
서로 다치지 않도록
거리를 둘줄 알고
겹치지 않게 뻗을 줄 안다
그게 간격이다
더불어 이웃하는
평화의 자격을 지닌 품위
숲의 넉넉한 목숨
평화를 바람에 실어보낸다
비록 비탈이 될지라도
맞 거슬리지 않을
하나의 자리를
나의 자리로 언제 찾을수
있을까
간격/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
나무와 나무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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