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폴리트비체의 겨울/Daisy Kim

생게사부르 2020. 10. 8. 09:48

폴리트비체의 겨울/ Daisy Kim

 

 

 

우리는 여름으로 가는 방향을 몰라서 버려진 빵조각을 따라 희게 빛나는 계절을 걸었다

 

눈 앞에 나타난 겨울이 얼어 붙었고

여기가 내 세계라고 착각했다

 

쌓아온 관계가 부패한 빵처럼 바닥에 달라붙은 이끼들

 

나무의 어깨가 흔들리면서 닿았던 손가락들이 툭툭 겨울의 깃털을 건드리면 어느새 날아가고 마는, 그 이름

 

살갗으로 쏟아지던 폭포에 질문처럼 거듭 매달리며, 미끄러지지 않고 견디는 투신은 없다고 죽은 물의 화법으로 이

름을 새겼다

 

소나기가 쏟아졌고 버려진 빵조각이 씻기고 언 가슴이 녹는 소리가 호수 위에 내려 앉는 것을 바라보았다

 

어제를 말하면서 에메랄드빛 여름이 궁금하다던 너는 침묵했고

 

빛나는 이름을 벼랑에 새기고 싶어,

 

천천히 가는 뒷모습

작아지는 등이 오래도록 젖었다

 

 

    <계간 시와 문화>

 

 

 

 

*       *       *

 

 

 위 사진 한장 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마력을 발휘하는 폴리트비체

' 아바타'로 알려지기 이전엔 정말 요정이 살았을 듯...

 

 이런 풍경을 상상하고 갔는데

계절을 못 맞췄다면...

 

 

 

 

 

 

애초에 겨울풍경일 것을 알고 갔다면 그 나름 충분히 의미가 있고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곳에서 호젓하게 얼음폭포를 감상할텐데...

 

국내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풍광이 좋은 곳을 보면 봄, 여름 , 가을,  겨울

일년 풍경을 두루 와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건이 되어 줘야겠지만요

 

자신이 살고 있는 가까운 곳이 아니면 국내도 그러기 어려운데...

대다수 외국은 전문 여행가가 아닌 이상 한번 가 보거나, 한번도 못 가보거나

어차피 이 세상 모두를 다 가 볼수는 없으니... 간접여행...

다른 사람의 여행기 읽기 , 사진 보기, 요즘은 동영상이 있어 좀 더 실감나게 보거나 하겠네요

 

시인은 겨울의 폴리트비체를 얘기 합니다.

 

' 여행시' 생각보다 쓰기 쉽지 않은데...

하와이 거주하는 분이라니 ' 겨울'이라는 계절이 남 다를지요.

 

 

 

겨울의 폴리트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