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 유홍준
고향 흙을 담아
꽃을 심는다
고향 흙은 푸슬푸슬하다
고향 흙은 자꾸만 어딘가로 가려고 한다
내 고향 흙은 마사토, 아무리 뭉쳐도 뭉쳐지지가 않는다
일평생 뭉쳐도
내 마음은
도대체 뭉쳐지지를 않는다
어떤 꽃을 심어도 내 고향 흙은 붉은 꽃만을 피운다
* * *
유홍준 샘이 오랫만에 시집을 묶으셨다
역시 선생님 스타일의 시
산청 집에 뭐 심을지 한참 고민 하셨는데
모란도 심으셨을라나...
' 너의 이름을 모른다는 건 축복'
시인동네 시인선 127
모란 잎은 셋으로 나뉜 물칼퀴, 작약은 나선형 한 잎으로 구분한다
꽃으로 구분하는 건 나로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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