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이원하
복잡한 부분을 긁어 보았지만
여전히 복잡해요
나중이 되면
볼품 있을건대 지금은
마당에 널린
잔가지나 다름 없어요
봄
여름
가을을
잔뜩 공들였는데
이게 웬 겨울인가요
산뜻한 걸 기대했는데
입 비뚤어진 겨울이라니요
엄살에도 쉽게 따뜻해지지 않아요
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자릴 옮겨도
차가운 구석뿐이에요
삼년 버틴 겨울이지만
아직 인사 나누는 사이 아니에요
남들은 말하죠 소복하게 쌓인
백지 위를 걷고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괜찮냐고
전 괜찮지 않아요
거짓말로는 녹지 않으니까요
- 시인동네 2019.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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