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김사인
공작산 수타사로
물미나리나 보러 갈까
패랭이꽃 보러 갈까
구죽죽 비는 오시는 날
수타사 요사채 아랫목으로
젖은 발 말리러 갈까
들창 너머 먼 산이나 종일 보러 갈까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비 오시는 날
늘어진 물푸레 곁에서 함박꽃이나
한참 보다가
늙은 부처님께 절도 두어 자리
해바치고
심심하면
그래도 심심하면
없는 작은 며느리라도 불러 민화투나
칠까
수타사 공양주한테, 네기럴
누릉지나 한 덩어리 얻어먹으러 갈까
긴 긴 장마
1956. 충북 보은
동덕여대 부교수
한국 문학 번역원 원장
홍천 수타사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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