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송재학 취산화서聚散花序

생게사부르 2019. 6. 28. 11:31

 

취산화서聚散花序*/ 송재학


수국 곁에 내가 있고 당신이 왔다 당신의 시선은 수국
인 채 나에게 왔다 수국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잠깐 숨죽
이는 흑백 사진이다 당신과 나는 수국의 그늘을 입에 물
었다 정지화면 동안 수국의 꽃색은 창백하다 왜 수국이
수시로 변하는지 서로 알기에 어슬한 꽃무늬를 얻었다
한 뼘만큼 살이 닿았는데 꽃잎도 사람도 동공마다 물고
기 비늘이 얼비쳤다 같은 공기 같은 물속이다



       * 수국의 꽃차례는, 꽃대 끝에 한개의 꽃이 피고 그 주위 가지 끝에
         다시 꽃이 피고 거기서 가지가 갈라져서 그 끝에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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