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이수명 밤이 날마다 찾아와

생게사부르 2018. 7. 18. 16:34

이수명


밤이 날마다 찾아와


밤이 날마다 찾아와
우리는 밤이다.
머뭇거리며 차를 마시러 나간다.
하던 일을 멈추고

오늘을 벌써 잃어서
아무 일도 없어요
계속 오늘을 잃는다.

공이 허공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밤

위험해요

밤이오면 눈썹이 사라져서
나는 운다.

네가 죽은 줄 알고
나는 운다.

밤에 나는 녹슬고
어딘가로부터
똑바로 날아드는 공이 무서워

뛰어 오르며 my ball 외치는 상상을 해본다. 그렇게 외
치는 건 좀 이상해 보여

밤이 너무 빨리 찾아와
밤에는 나쁜 공기
움직이지 않는 구름

하던 일을 멈추고
계속하지 않아도 돼요
우리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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