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훅, 사랑이라니 정끝별

생게사부르 2018. 4. 10. 18:16

훅, 사랑이라니 / 정끝별
딸에게


 

잠시 내게 맡겨진 동안
살짝 깃촉만

네가 떨어지지 않도록
손바닥을 펴 바닥이 되어
네가 날아가버리지 않도록
안으로만 굽는 손가락을 울타리 삼아
네가 숨쉴 수 있도록

세상 첫병(病)을 통과하는 동안
깃털처럼

한 슬픔을
한 허공으로 부양하며
기우뚱, 중력을 가누며
하마터면 세상 끝
하마터면 세상 모든

훅 날아가버릴 것만 같은
참 우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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