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사월 유계영

생게사부르 2018. 4. 7. 09:03

사월/ 유계영



축제가 놓쳐버린 풍선을 따라
소년들이 날아올랐다
아무것도 문제될 게 없다는 듯이

나를 어느 곳에 묶어야 했을까요
사육장엔 아직도 남은 해가 많은데

식고 창백한

매 맞는 개 울음 소리를 흉내 내다가
소년들은 슬퍼집니다
짖음이 많은 개들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가지게 될 수염자리를 매만지며
소년들이 말했다
갑자기 눈물이 많아진 몸과
침대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나란히 혀를 말고
우리의 단단한 들숨으로 일력(日曆)을 다 채웠어요

축제가 놓쳐버린 풍선을 따라
소년들이 날아갔다
늘 그래왔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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