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삼매(三昧)
직박구리가 목련꽃에 머리를 쑥 박고
이 뭐꼬! 꽁지를 한껏 치켜세운 채
검은 직박구리가 흰 목련꽃잎을
용맹정진 긴 부리로 촉, 촉,
가지에 힘껏 발톱을 박고
금세 한 목련 다 지고
목련가지 끝 잎눈 하나가
하늘 한 귀퉁이를 바짝 끌어당기자
푸른 두 귀가 쫑긋,
벌어진 봄의 입이란 무릇
목련 건너 세 그루 건너
배꼽마당처럼 흐벅진 배꽃더미
직박구리 봄의 무아(無我)
'시로 여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이 피는 시간/ 정끝별 (0) | 2018.04.13 |
---|---|
훅, 사랑이라니 정끝별 (0) | 2018.04.10 |
뺨 유계영 (0) | 2018.04.08 |
사월 유계영 (0) | 2018.04.07 |
이종형 바람의 집 (0) | 2018.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