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최문자 닿고 싶은 곳

생게사부르 2018. 3. 14. 17:16

최문자


닿고 싶은 곳


나무는 죽을 때 슬픈 쪽으로 쓰러진다
늘 비어서 슬픔의 하중을 받던 곳
죽음의 방향을 정하고서야
꽉 움켜잡았던 흙을 놓는다

새들도 마지막엔 땅으로 내려온다
죽을 줄 아는 새들은 땅으로 내려온다
새처럼 죽기 위해 내려온다
허공에 떴던 삶 다 데리고 내려온다
종종거리다가
입술을 대고 싶은 슬픈 땅을 찾는다

죽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서 있다

 

 

 

*       *        *       *

 

 

언론의 역할 중 각종 사회문제를 알려주는 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 맞습니다만

오늘 날 대한민국의 현실을 알려 주는 여러 기사들을 보면...

 

과연 이 사회가 닿고 싶은 곳이 어딘지

그 속에서 개인은 또 어디에 닿고 싶은지...생각이 많아지네요.

 

친일청산에 이어 정치권력과 자본이 결합한 전 근대적인 한국의 정치풍토가 가 닿아야 할 곳

최근' Me Too나 With You " 운동이 보여 주는 ' 인간에 대한 철학' ' '이성에 대한 철학'은 또 어디에

가 닿아야 하는지

 

오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해서 혐의를 부인했다는 기사 얼핏(자세히 보기 짜증나서) 본 거 같은데

박근혜의 무능함과 어리석음도 싫지만 이명박의 교활함과 얼굴에 철판 깐 듯한 철면피는 더 싫습니다.

 

우리 말의 묘미는 참으로  위대한데 '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 한다' 거나

' 숨 쉬는 거 빼고 다 거짓말'이라는 말 같은 거 특별할 것 없는데 참으로 대단한 표현들입니다.

 

삶에서 ' 돈' 이외의 가치를 별로 알지 못했던 것 같은 진흙탕 같은 윗물의 여파가 사회 구석구석 그 어딘들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습니까만

그런 분위기를 쫓는 미성숙한 개인들이 ' 선거' 라는 의사표현을 통해 뽑아 놓은 ' 정치인' 집단

철면피들 천지여서 그들이 가 닿아야 할 곳은 또 어딘지...

 

어떻든 양식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주시할 것입니다..

자기가 가치있다고 생각해 온 재물을 위해 나라 구석구석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젊은이들의 미래의 꿈을

빼앗고, 평생을 마무리 하는 노인들의 노후를 암담하게 한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가 가 닿을 곳은 분명 썩은 환부에서 곪은 종양을 일부라도 도려낸 좀 더 나은 사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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