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또 다른 꽃들
창의 햇볕을 가린다고
잘라낸 자리로 물 오르는 소리
눈물일는지
그래도 화신은 난만할는지
꽃망울은 온 밤을 시끄럽혔다
발을 저는 까마귀, 타다 남은 타이어, 동공가득 퍼지던
끄름, 지난 여름 칼집 아래 꿈뻑이던 잉어 눈, 소주병 조
각이 새살 속에 파고 들었다 꽃이 피었다
그리하여 창 밖
개구리 어깨로 맞은 아침
옆집 담장위 화분에로
이미 나는 나의 회생부를 놓쳐버렸는지
살구나무 물 오른 자리
파꽃이 피어 있었다
환히 피어서 울고 있었다
1956: 충북옥천
1992. 자유문학에 ' 소의 눈' 등단
시집: 아흐레 민박집 1999.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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