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조민 픽션들

생게사부르 2017. 10. 24. 01:08

조민


픽션들*


흰 꽃을
머리에 꽂았군요
혹시 그는 죽은 건가요?
이 곳의 추모 방식은 꿈을 꾸는 거에요
서서 자고
앉아서 자고
뛰면서 자는 거지요 꿈을 꾸면서 걷는 거예요
그는 매일매일 신열에 들떠 귓속말을 하고
기쁘게 아프고 즐겁게 앓으면서
하루에 한 번 죽는 사람
귀에서 눈에서 모래가 흘러내립니다
모래의 책*들
그가 사랑했던 플롯은 화자가 없어요
등장인물은 모두 독자입니다
그 중 한명은 살인자
또 한명은 불량배의 딸
매번 다른 해석으로 깨어나는
악몽, 우리는
누구의 화자인가요?


* 보르헤스의 말

 

 

조민: 1965. 경남사천

시집: ' 조용한 회화가족 NO.1', ' 구멍만 남은 도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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