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야간개장
일요일의 호수는 평화롭다 도덕적으로
오리들이 헤엄치고 싱거운 빵을 잘도 뜯어먹는다
나는 당신 오른손만 사랑해
두 번씩 손을 상상해도 당신 손은 하나다
차 안에 앉아서 우리는 정지하고 관찰한다
살아 있는 날개 살아 있는 주둥이 살아 있는 발목
그런데 오리는 나는 방법을 알고 있을까?
당신은 내 입술을 찾아 당신의 입술을 확인하고
순서대로 옷을 벗긴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윤리적으로
어쩌다 올이 나간 스타킹 때문에
당신의 흔들림에 집중 할수가 없다
어제의 오리는 오늘의 오리와 어떻게 다른지
월요일, 오리. 화요일, 오리. 수요일, 오리?
목요일에게 돌아갈 빵은 없고
그러나 주여 일요일에는 울지 않게 하소서
- <야간개장> 시산맥 2016.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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