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종기-우화의 강 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 하면 두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 시로 여는 일상 2016.01.20
이선영-마른 꽃, 김현태-산정호수 이선영 마른 꽃 시들고야 말았다 식었다 그대에게서 오래전 받은 따뜻한 꽃 한송이 벽에 거꾸로 매달린 채 하 세월 사랑은 말라 붙은 꽃만 남기고 기어이 그대를 벽에 꽂아 놓진 못했어도 내 마음 깊이 어디쯤에 딱딱하게 걸려 넘어가지 않는 마른 꽃 속이 다 비고도 바스러지지 않는 사진.. 시로 여는 일상 2016.01.20
이대흠 폭포, 이영광 빙폭(氷瀑) 폭포 / 이대흠 떨어진다는 것은 부수어짐 이전의 나를 버리고 다른 내가 된다는 것이다 삶의 여울을 돌아나와 세월의 무서운 속도에 몸을 맡기고 뒤돌아 볼 겨를이 없다 다시 살수 없음이여 무서워 말라 상처를 만나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그대 만난 나처럼 빙폭(氷瀑)/이영광 서 있는 물 물 아닌 물 매달려 거꾸로 벌 받는 물 무슨 죄를 지으면 저렇게 투명한 알몸으로 서는가 출렁이던 푸른 살이 침묵의 흰 뼈가 되었으므로 폭포는 세상에 나가지 않는다 흘려 보낸 물살들이 멀리 함부로 썩어 아무것도 기르지 못하는 걸 폭포는 안다 시로 여는 일상 201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