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명 서정시 파일명 서정시/ 나희덕 그들은 <서정시>라는 파일 속에 그를 가두었다 서정시마저 불온 한 것으로 믿으려 했기에 파일에는 가령 이런 것들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머리카락 한줌 손톱 몇 조각 한 쪽 귀퉁이가 헤진 손수건 체크무늬 재킷 한벌 낡은 가죽가방과 몇 권의 책 스푼과 포크 .. 시로 여는 일상 2019.02.25
문인수 2월 2월/ 문인수 그대 생각의 푸른 도화연필 같은 저녁이여, 시린 바람의 억새 사이사이가 자디잘게 자디잘게 풀린다 나무와 나무 사이 나무와 억새와 바위 사이가 또한 거뭇거뭇 소문처럼 번져 잘 풀리면서 산에 있는 것들 모두 저 뭇산의 윤곽 속으로 흘러 들었나, 불쑥불쑥 지금 가장 확실.. 시로 여는 일상 2019.02.21
아득한 한 뼘 / 권대웅 아득한 한 뼘/ 권대웅 멀리서 당신이 보고 있는 달과 내가 바라보고 있는 달이 같으니 우리는 한 동네지요 이곳 속 저곳 은하수를 건너가는 달팽이처럼 달을 향해 내가 가고 당신이 오고 있는 것이지요 이 생 너머 저 생 아득한 한뼘이지요 그리움은 오래되면 부푸는 것이어서 먼 기억일수.. 시로 여는 일상 2019.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