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창동(1)
도시재생사업 이후 창동의 달라진 분위기를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대학 진학하면서 다른 도시로 뿔뿔히 흩어졌던 친구들이 방학이면 창동 ' 고려당' 에 모여
장소를 옮겨가며 거리를 휘젓고 다니면서 놀았습니다.
영화 보고(중앙극장, 강남극장, 연흥관도 4관까지 있었던가요?) 찻집도 가고,
분식집 '복희집'' 낙원식당'을 거치고 코아양과점 앞 횡단보도 건너 오동동으로 내려가곤 했지요.
3학년 겨울방학 즈음부터 창동이 조금씩 낯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갓 대학생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밀려나는 느낌?
그러고는 발길이 뜸해졌지만...
결혼 하고 다시 마산와서 살게되면서 부림시장에서 오성사 단추가게, 옷 수선점 지나
골목길 분식집을 자주 찾았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부부 중 남자분이 만들어 내던 냄비우동과 유뷰초밥,
우리 아이들도 좋아해서 창동 들리면 꼭 들리는 가게였습니다.
그 후에는 영 들릴 일이 없다가 몇년 전,
이선관 시인 허새비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창동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활기찬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거리가 창원 중앙동, 상남동으로 옮겨가고 그나마 마산에서도
경남대 앞 댓거리나 합성동으로 몰리게 된 창동은 참으로 초라 했습니다.
좀 노는 (?) 중고등학생들의 아지트가 되어 ' 깨어진 유리창' 이론에 나오는 조금 우범지대 같은 분위기의
창동 거리를 보고 저절로 한숨이 나오던 때도 있었습니다.
'아직도 고려당이 있어요?' 하면서 여자 넷 모였습니다.
이전 학생시절 코스를 거치는 하루를 보내보자고 작당이 되었습니다
의외로 분위기가 많이 밝아져 체험학습 나온 학생들이 우루루 몰려 다녔고,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을
간간히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급할게 없는 동피랑, 벌써 한달 전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ㅠㅠ
여고시절, ' 돝섬 문학회' 라고 속해 있어서
살아생전 ' 창동 허새비' 이선관 시인 서너번 뵌 적 있습니다.
문학행사에서도 봤지만 부림 시장 쪽에서 허위허위 걸오 오시던 모습,
그 당시 여고생이었던 우리들에게 정말 사람 좋으신 인상으로 말을 걸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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