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랭보 감각

생게사부르 2018. 6. 21. 18:51

랭보(Arthur Rimbaud) 


감각 (Sensation)



푸른 여름날 저녁 무렵이면
나는 오솔길로 갈 거예요
밀잎에 찔리며 잔풀을 밟으며
꿈꾸는 사람이 되어
발치에서 신선한 그 푸름을 느낄 거예요
바람이 내 맨 머리를 흐트러뜨리도록
내버려 둘 거예요

나는 말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끝없이 사랑이 내 영혼 속에서
솟아 오를 거예요
그리고 나는 멀리 떠날 거예요

아주 멀리 마치 보헤미안처럼
자연을 따라
마치 그녀와 함께 있는 듯 행복할 테죠.

 

 

*      *       *

 

 

짐 자무시 감독의 표현을 빌자

 

' 10대의 언어로 쓰인 랭보의 시는 감각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줄 정도'라는데

 

원어가 아닌 번역이어서 그 느낌이 좀 덜할라나요

 

17세에 등단해서 19세에 절필...먹고 살기 위해 여러가지 직업을 가지기도 했던 랭보

 

' 혁명적인 시인이자 예술가' 였음에도 글만 써서는 먹고 살기 힘든 게 예나 지금이나

 

'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만 37세로 생을 마감한 시인의 파란만장한 삶이나

 

상징주의 초현실주의적인 정신 세계와 달리

  

미사 여구나 복잡한 시적장치 기교없이 담백한 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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