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라이너 마리아 릴케 무상

생게사부르 2017. 11. 7. 23:54

라이너 마리아 릴케


무상


시간의 모래바람
행복하게 축복 받은 건물마저도
끊임없이 조용히 소멸해 간다
언제나 바람에 흔들리는 삶
어느 듯 받쳐 줄 지붕도 없이
지주들만 우뚝 서 있다

그러나 몰락,
그것은 더 슬픈 것일까,
희미한 빛을 뿌리며 수면으로 되 떨어져 내리는
분수의 낙하보다도
우리는 무상의 이빨에 물려 있는 것,
그리하여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그 얼굴 속으로 자취없이 녹아드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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