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한 순간
마츄픽추 가는 길
잉카제국 수도 쿠스코서 인생 사진
이번 여행 중에 딸이 지 동생에게 한 말 중
' 여기서 인생 사진 하나 남기자!'라는 말 여러번 들었습니다.
일행 넷 모두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처음 가 보는 신기한 장소나 풍물 앞에서
그 순간을 놓치기 아까워서 한 소리일테지요.
젊은 시절에도 원래 사진 찍히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만 ' 그래도 남는 건 사진 밖에 없어' 하고 권하면
하나씩 찍기도 했건만 이제는 정말 사진 찍히는 일이 시들합니다.
(젊을 때란 용어는 상대적이어서 이후 보낼 세월에 비하면 지금 현재가 가장 젊을 때일 것이지만)
한 살 아래인 시누이 역시 ..' 별로 찍고 싶지 않다'고 ...
' 세월 앞에 장사 없다' 란 말처럼 늙지 않을 사람 없습니다만
남보기와 상관 없이 자기 스스로
눈가나 목에 늘어나는 주름, 근육이 빠져 물러처지는 살들에 신경이 쓰여서 그렇습니다
국민가수 노사연 씨' 바램'에서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간다'고 위로하기도 하고
늙은 모습 역시 자기의 모습이니 자신부터 애정을 가져야 하겠지만
나이가 들면 젊을 때의 선명하던 선이 허물어지기 마련이어서 생각처럼 ' 늙은 자기 모습'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한 시대씩 풍미한 연예인들 중에는 나이들어 일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지만
그럴 입장도 아니고 애초' 외모적인 아름다움'은 내 인생사전에는 별 의미가 없는 얘기라서 다시 태어 난다면 글쎄
미인으로 태어나서 관심 좀 받고 사는 일도 괜찮으려나 모르겠지만 ...저는 다시 태어 난다면 미인보다
남자로 태어나서 지금보다 세상을 좀 더 거침없이 살아 봤으면 하는 생각이 오히려 강하네요.
여튼 사진만큼 자기가 나이 든 흔적을 잘 보여 주는 것이 없기도 할 테지만...
딸은 일행을 안내하고 접대하는 입장이어선지 사진을 찍어 주기는 하는데 잘 안찍으려고 했습니다.
나중에 ' 벌써 세파에 시달려서 그러나? 니 사진 이전 같지 않다' 하면서 외국 생활 처음 할 때 비교하는 사진을 보냈더니
딸 말인즉, ' 엄마! 그 때가 언젠데 5-6년 전 사진인데 비교 할수 없죠.' 라는 대답이 돌아오네요
사진을 찍고 보니 역시 이십대 아들이 단연 생생해서 돋보였는데
이미 그 나이가 지난 딸에 비해 현재가 그 나이인 아들은 아직 잘 모를 것입니다.
먼 훗날 나이가 훨씬 더 들어서 알게 되겠지요.
시인들이' 젊음이여 거기 오래 있어라!' 하고 예찬하던 청춘의 힘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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