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2. 밤이가면 살아서 무덤을 도는 마음이 있다 사랑하면 어두워지는 마음이 있다 몽탕(땅) 다 주어도 모자라는 마음이 있다 모든 거 다 풀어 놓고 이젠, 나에게도 고요함이 있어야 하겠다 밤이 가면 아침이 온다 노을 해는 온종일 스스로의 열로 온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여 놓고 스스로 그 속으로 스스로를 묻어간다 아, 외롭다는 건 노을처럼 황홀한게 아닌가 황혼 바다로 가는 언덕위에 앉아 황혼이 나를 부르고 있습니다 황혼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환멸할 내 모든 그것을 나도 갖고 나 호올로 가기 싫어 저렇게도 찬란한 황혼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바다로 가는 언덕 위에 앉아 오늘도 황혼이 나를 부르고 있습니다. * * * 학교 학생회 행사관계로 조병화 시인과 연락할 일이 있었습니다. 대학 졸업할 무렵이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