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속에 들어 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 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바닷물 속에 나혼자 잠기네 오늘 아침 새소리 병이란 그리워할 줄 모르는 것 사람들은 그리워서 병이나는 줄 알지 그러나 병은 참말로 어떻게 그리워할지를 모르는 것 오늘 아침 새소리 미닫이 문틈에 끼인 실밥 같고, 그대를 생각하는 내 이마는 여자들 풀섶에서 오줌 누고 떠난 자리 같다 이성복 詩集(문학과지성 시인선ㆍ275) 『아, 입이 없는 것들』중에서 좀처럼 달이 뜨지 않는 당신도 없이 나를 견디고 좀먹은 옷처럼 당신 떠난 자리를 봅니다 북이 아니라 나무통에 맞은 북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