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베알뤼 나무들의 목소리 수줍으나 힘센 나무들은 밤마다 높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그들의 언어는 너무나 단순하여 새들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시체들이 재가 된 입술을 움직이는 묘지 옆에는 연분홍 송이로 피어난 봄이 처녀같이 웃고 있다 그리고 숲은 때때로 옛사랑에 붙들린 가슴처럼 창살을 흔들면서 긴 소리를 내지른다 어항 어항 속의 붕어 때문에 나는 책을 읽을 수 없었다. 내 눈은 연신 반짝거리며 움직이는 이 생물, 나의 고독의 공간을 채우는 유일의 생명의 조각, 쪽으로 쉬지 않고 되돌아갔다. 둥근 모양의 유리 항아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느라면 그 속에 사는 주인이 투명의 벽을 지나서 방 속으로 들어와 헤엄치며 그 금빛 파동으로 나를 놀리는 듯 했다. 어느 날 나는 참다 못해 어항을 깨뜨려 버렸다. 방바닥에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