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발레리 / 석류들 너희 알맹이의 과잉에 못 이겨 반쯤 벌어진 단단한 석류들아, 제가 발견한 것들의 힘에 겨워 파열하는 고매한 이마를 보는 것만 같구나. 너희들이 받아들인 햇빛이, 오 반쯤 입을 벌린 석류들아, 긍지에 시달리는 너희더러 홍옥의 칸막이를 깨부수라 하여, 껍질의 마른 황금이 어떤 힘의 욕구에 밀려 과즙의 붉은 보석되어 터질 때, 이 빛나는 파열은 내가 지녔던 어떤 영혼더러 제 은밀한 구조를 몽상하라 한다. 발레리(Paul Valery, 1871~1945) 프랑스의 시인이자 평론가. 작가 생활 초반에는 주로 상징시를 썼으나, 후반부에는 산문에 집중하여 학문 전반에 걸쳐 평론과 논고를 집필했다. 시집으로 “매혹”(1922) 등이 있다. * * * 석류 속 알맹이는 그야 말로 보석입니다. 이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