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장만호 백일홍/ 장만호 개심사 배롱나무 뒤틀린 가지들 구절 양장의 길을 허공에 내고 있다 하나의 행선지에 도달할 때까지 변심과 작심 사이에서 마음은 얼마나 무른가 무른 마음이 파고 들기에 허공은 또 얼마나 단단한가 새가 앉았다 날아간 방향 나무를 문지르고 간 바람이, 붐비는 허공이 배롱나무의 행로를 고쳐놓을 때 마음은 무르고 물러서 그때마다 꽃은 핀다 문득문득 핀 꽃이 백일을 간다 사진: 남계서원 꽃 피지 않은 배롱나무 시로 여는 일상 202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