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집 / 이승희 나무의 내부에는 무엇이 살고 있는 것인가 배반의 꿈으로 도끼날을 세워 찍어보고 싶다 거기 정말 생각처럼 깊고 오랜 강물이 흐르는지 둥근 잎사귀처럼 작고 둥근 무수한 손들이 있어 나를 위로 했던 것인지 땅속 나무의 집에는 또 얼마나 많은 씨앗들이 작은 손들을 맞대어 어둠을 밝히고 있는지 지난 겨울을 살아낸 노인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잠들어 있는지 벌 한마리가 꽃의 내부로 온 몸을 밀어 넣듯이 그렇게 그 속을 들여다보고만 싶은 것이다 갈현동 470-1 골목 어둠을 이해하는 건 불빛이다. 그래서 밤새 빛으로 남을 수 있는 거다. 저녁불빛을 보면 안다. 어떤 사랑도 저보다 아름다운 스밈일 수는 없다.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밝아지 는 이유들. 불빛이 말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걸 굳이 화해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