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유홍준 할미꽃/ 유홍준 안감이 꼭 저런 옷이 있었다 안감이 꼭 저렇게 붉은 옷만을 즐겨 입던 사람이 있었다 일흔일곱 살 죽산댁이었다 우리 할머니였다 돌아가신 지 삼십 년 됐다 할머니 무덤가에 앉아 바라보는 앞산마루 바라보며 생각해 보는 봄날의 안감은 얼마나 따뜻한 것이냐 봄날의, 이 무덤의 안감은 또 얼마나 깊고 어두운 것이냐 시로 여는 일상/유홍준 시, 시교실 2018.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