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메이드 구름을 읽어내는 방식 / 김희준 나는 반인족 안데르센의 공간에서 태어난 거지 오빠는 속 눈썹이 가지런했다 컨테이너 박스를 잠그면 매 일 같은 책을 집었다 모서리가 닳아 꼭 소가 새끼를 핥은 모 양이었다 동화가 백지라는 걸 알았을 땐 목소리를 외운 뒤 였다 내 머리칼을 혀로 넘겨주었다는 것도 내 하반신이 인간이라는 문장, 너 알고 있으면서 그날의 구름을 오독했던 거야 동화가 달랐다 나는 오빠의 방식이 무서웠다 인어는 풍성 한 머릿결이 아니라고 아가미로 숨을 쉬었기에 키스를 못한 거라고 그리하여 비극이라고 네가 하늘을 달린다 팽팽한 바람으로 구름은 구름이 숨쉬는 것의 지문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누워서 구름의 생김새에 대해 생각하다가 노을이 하혈하는 것을 보았다 오빠는 그 시간대 새를 좋아했다 날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