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동피랑 어린왕자, 데미안 생떽쥐 베리, 헤르만 헷세, 루이저 린저 데미안, 수레바퀴아래서, 고원에 핀 사랑... 이렇게 시작된 우리세대 독서의 시작은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에서 끝을 맺었다. 전혜린...에서 끝 날 수밖에 없었음을... 사강의 프랑스식 감각보다 헤세의 독일식 관념이 영혼을 사로잡았던 시절이었지만 누군 사강의 열정에 더 가슴 뜨거웠으리라 ‘뜨겁고 순수하고 달콤한 악마의 유혹’ 커피한잔을 홍보하는 ‘구판장’ 이름이 정겹다.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동피랑을 더 못 가보고 미륵산 케이블카를 더 못 타 봤다는 역설도 그렇게 잘 못 되지는 않았을 터 그냥, 일상이 이뤄지는 생활터전이므로 뜨겁게 뜨겁게 삶을 껴안고 살아가면 될 일 중앙 시장 앞 열 지어 늘어 선 관광버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