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희 진부령 가는 길 어느 해 여름인가 K와 진부령 계곡을 지나다가 영원히 사랑하자는 편지를 바위 밑에 두었다 몇 해가 지나 그곳을 지나다가 보았는데 물길은 바뀌고 바위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 편지는 강을 지나다 수초에게 속삭였을 것이다 사랑에 대해서 바다에 닿아 잉크가 옅어질 때까지 누군가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사랑이란 글자를 ...... 수평선의 직선을 지우려 포말이 일고 지평선의 직선을 지우려 풀이 자라고 산의 형상을 지우려 머루나무가 자라고 나무의 그림자를 지우려 딱따구리가 살고 ...... 마천루를 하늘이 안고 있다 비행기가 남긴 연기를 구름이 지운다 2016 시와 소금 봄호 [출처] 진부령 가는 길|작성자 알렉산드리아 노마드 초지를 찾을 수 없어서 집을 짓기 시작했지 바닥을 놓으니 땅의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