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으로 1 서천(西天)으로 냇갈에 고기 잡으러 갔다 솜 방맹이 석유 묻혀 깊은 밤 검은 내 불 밝히면 붕어들 눈 멀거니 뜨고 가만 있었다 흐르는 냇갈 안고 자고 있었다 밑 빠진 양철통 갖다 대도 아직 세상 흐르는 줄 알고 가만 있었다 우리 언니 죽을 때 꼭 그랬다 착한 눈 멀거니 뜨고 입 벌린 채 서천으로 2 혼자 우는 새가 있었고 빈 자리가 혼자 비어 있었고 조금 비껴 서서 꽃이 피었고 괜찮아 괜찮아 앉은뱅이꽃들 쓸어안았고 돌아 앉은 얼굴들 바람에 터졌고 내 마음에 영 어긋난 길을 떠났고 * * * 최정례 시인 66세로 영면에 드셨습니다. 창작이란 거, 특히 시를 쓰는 일 사람이 할 수 있는 정신영역 최고의 결과물이자(승화(昇華)) 영혼이 얼마나 힘들게 몰아 부쳐야 하는 일인지 조금은 압니다 '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