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사랑 연초록 껍질에 촘촘 가시를 달고 있는 장미꽃을 한아름 산다 네가 나에게 꽃인 동안 내 몸에도 가시 돋는다 한 다발이 된다는 것은 가시로 서로를 껴안는다는 것 꽃망울에게 싱긋 윙크를 하자 눈물 한방울 떨어진다 그래, 사랑의 가시라는 거 한낱 모가 난 껍질 일뿐 꽃잎이 진 자리와 가시가 떨어져 나간 자리, 모두 눈물 마른 자리 동그랗다 우리 사랑도, 분명 희고 둥근 방을 가질 것이다. 더딘 사랑 돌부처는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 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번 하는 데 한달이나 걸린다 내품에, 그대 눈물을 내 가슴은 편지 봉투 같아서 그대가 훅 불면 하얀속이 다 보이지 방을 얻고 도배를 하고 주인에게 주소를 적어와서 그 주소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