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 이대흠 떨어진다는 것은 부수어짐 이전의 나를 버리고 다른 내가 된다는 것이다 삶의 여울을 돌아나와 세월의 무서운 속도에 몸을 맡기고 뒤돌아 볼 겨를이 없다 다시 살수 없음이여 무서워 말라 상처를 만나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그대 만난 나처럼 빙폭(氷瀑)/이영광 서 있는 물 물 아닌 물 매달려 거꾸로 벌 받는 물 무슨 죄를 지으면 저렇게 투명한 알몸으로 서는가 출렁이던 푸른 살이 침묵의 흰 뼈가 되었으므로 폭포는 세상에 나가지 않는다 흘려 보낸 물살들이 멀리 함부로 썩어 아무것도 기르지 못하는 걸 폭포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