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레옥잠/신미나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 물가를 찾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 속에서도 너를 탐하여 물 위에 공방(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 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 솜털 뻗는 거라 가만 숨 고르면 몸 물오르는 소리 한 시절 너의 몸에 신전을 들였으니 참 오랜만에 당신 오실적에는 볼 밝은 들창 열어두고 부러 오래 살을 씻겠네 문 밖에서 이름 불러도 바로 꽃잎 벙글지 않으매 다가오는 걸음소리에 귀를 적셔 가매 당신 정수리 위에 뒷물하는 소리로나 참방이는 뭇 별들 다 품고서야 저 달의 맨 낯을 보겠네 부레옥잠의 말/노미영 슬픔과 물은 한몸이다 빛깔이 없고 향기가 없고 맛이 없는 몸 휘몰아치면 하늘과 땅을 호령하는 것도, 오래 고여 있다 보면 시큼씁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