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김희준 비의 근육을 잡느라 하루를 다 썼네 손아귀를 쥘수록 속 도가 빨라졌네 빗방울에 공백이 있다면 그것은 위태로운 숨 일 것이네 속도의 폭력 앞에 나는 무자비 했네 얻어 맞은 이 마가 간지러웠네 간헐적인 평화였다는 셈이지 중력을 이기 는 방식은 다양하네 그럴 땐 물구나무를 서거나 뉴턴을 유 턴으로 잘못 읽어 보기로 하네 사과나무가 내 위에서 머리를 털고 과육이 몸을 으깨는 상상을 하네 하필 딱따구리가 땅 을 두드리네 딸을 잃은 날 추령터널 입구에 수천의 새가 날 아와 내 핵을 팠던 때가 있었네 새의 부리는 붉었네 바닥에 입을 넣어 울음을 보냈네 새가 물고 가버린 날이 빗소리로 저미는 시간이네 찰나의 반대는 이단(異端)일세 아삭, 절대 적인 소리가 나는 방향에서 딸의 좌표가 연결되는 중이네 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