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아침에 버린 이름 아침에 버린 이름 / 길상호 오래 찾아 돌아다닌 명찰은 건조대 외투 안주머니에서 나왔다 온갖 빨래들 사이에서 풀코스 세탁을 거친 것인데 물로 씻은 길상호는 잉크가 얼룩진 채 젖어 있었다 습기 가득한 명찰을 목에 걸고 아침이 두통처럼 무거워졌다 깨끗한 이름으로 살고 싶었으나 희미하게 번지기만 하던 날들, 젖은 이름을 빼 말리다가 나는 그만 찢어지고 말았다 이름을 버린 오전 현관문 앞에는 수신인을 잃어버린 편지가 빗물에 퉁퉁 불어 있었다 시로 여는 일상 2018.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