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호 12월 그해 12월 너로 인한 그리움 쪽에서 눈 내렸다 마른 삭정이 긁어 모아 군불 지피며 잊으리라 매운 다짐도 함께 쓸어 넣었지만 불티 무시로 설마설마 소리치며 튀어올랐다 동구 향한 봉창으로 유난히 風雪 심한 듯 소식 갑갑한 시선 흐려지기 몇 번 너에게 가는 길 진작 끊어지고 말았는데 애꿎은 아궁이만 들쑤시며 인편 기다렸다 내 저어한 젊은 날의 사랑 눈 내리면 어둠도 서두르고 추억도 마찬가지 멀리 지친 산 빛깔에서 겨워 자불음 청하는 불빛 자락 흔들리며 술기운 오르던 허구헌 날 잊어라 잊어라 이 숙맥아, 쥐어 박듯이 그해 12월 너로 인한 그리움 쪽에서 눈 내렸다 세밑 '애꿎은 아궁이만 들쑤시며...'라고 했지만 이제 긁어 모을 삭정이도, 군불도 들쑤실 아궁이도 가지지 못하여 쓸어 넣지 못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