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여는 일상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닌 여름/ 조민

생게사부르 2020. 9. 7. 00:45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닌 여름/ 조민

 

 

버찌는

검고 무서워요

 

하루아침에 까매져서 떨어지니까

 

몸 속에

흰약을 넣고

 

흰재를 먹고 죽은 사람을 생각합니다

 

몸속이 환하게

빛나고 반짝거리면

 

끝이라서

 

파란 파밭이 파파파

붉은 수수밭이 수수수

 

버찌가 아직 남았다면

그건 버찌의 일

여름이 할 일

 

아직은

우는 사람이 없어

 

꽁꽁 언 발톱을 깎고

무덤 같은 이불에 들어갑니다